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문화

7월, 조금 이른 여름휴가지 Best 3

입력 : 
2015-06-30 09:20:39
수정 : 
2015-06-30 09:24:39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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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다, 그곳에는..
7월말에서 8월초. 대다수 직장인들이 휴가를 가는 시기로 무심코 달력을 넘기다가도 그 숫자만 보면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.

하지만 막상 휴가철이 되면 실상은 달라진다. 고속도로는 주차장으로 마비되어 진을 빼고, 인터넷에서 예약한 해변가 숙소는 분명히 그림 같았는데 실물은 그렇지 않아 실망하기 일쑤이다. 이 시대 포토샵 실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새삼스레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.

그뿐만이 아니다. 로맨스가 넘쳐나야 할 해수욕장과 계곡에는 잠자고 있는 감각들을 깨워보기엔 무언가가 아쉬운 남자사람과 여자사람만 가득하다.

이쯤 되면 매년 여름,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께 지겹게 들었던 한 마디가 떠오른다.

어머니는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하셨거늘 그 말이 진리처럼 다가온다.

그렇다고 어디도 가지 말고 계속 집에서 휴가를 보내야 할까?

만약 이런 허무한 생각을 정말로 실행에 옮긴다면 ‘열심히 일한 자 떠나라’고 외쳤던 광고 속 카피문구가 휴가 내내 맴맴 돌 것이다. 추측컨대 휴가가 시작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억울함까지 엄습해올 것이다.

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서 그 어떤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는 분들께 이른 휴가를 제안해본다.

한적한 모래사장과 여유로운 도로상황, 거기에다 비용까지 저렴해서 완벽하다.

때이른 휴가라 할지언정 이미 지금도 날씨는 한 여름과 다를 바 없고, 메르스로 인해 국내 경기가 위축되었다던데 이런 시기에 자발적 경제지킴이가 되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.

자. 이제 이른 휴가를 떠나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. 바다로 떠나자.

사진설명
Best 3 해운대. 여름 로맨스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이 해운대일 것이다.

그 중에서도 부산의 나이트 라이프는 서울, 홍콩, 뉴욕과 비교해도 빠질 것이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.

세계 유명 DJ 라인업을 갖춘 트랜디 한 클럽들과 5성급 호텔들에 위치한 멋진 Bar 들이 해운대 백사장 바로 옆에 있다. 마치 마이애미 또는 브라질의 코파카바나 해변에 온 느낌이 들 정도이다.

하지만 해운대의 최고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그곳의 ‘사람’이라 생각한다.

평소에는 어디 숨어있었는지 찾기 힘들었던 수려한 사람들이 피서객이라는 이름으로 죄다 이곳에 모여 있는 것 같다.

하루 방문객 숫자가 5만에서 10만에 육박하니 그야 말로 해운대 전체가 파티 분위기이다. 그러니 당연히 젊은이들의 즉석만남도 많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. 수많은 사람들이 해운대에서 만난 인연으로 결혼까지 골인하는 것을 여러 번 목격했다.

해운대의 매력은 한가지 더 있다.

밤새도록 트랜디한 술집들에서 즐긴 후, 출출한 아침이 되면 복어해장국 또는 해장 라면 등으로 식사를 할 수 있다. 해운대에는 저렴하고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곳들이 너무 많다. 이런 것들은 해운대가 대부분의 피서지와 다르게 대한민국 제 2대 도시인 부산에 있기에 가능하다.

사진설명
Best 2 대천 해수욕장 서울에서 약 2시간만 가면 서해안에서 가장 유명한 해수욕장에 갈 수 있다. 국내에서 가장 넓은 백사장과 깨끗하고 저렴한 숙소가 많은 대천이다. 대천은 학창시절에 한번쯤 가봄직한 추억의 장소이다.

대천 해수욕장은 7월 말에 성수기를 맞는다.

그러나 이 때 가게 되면 북적이는 인파 속에서 바다구경이 아닌 사람구경만 실컷 하고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.

오히려 지금이 최적의 방문 시기이다. 드넓은 백사장 자체만으로도 시원할 정도이고 바닷물도 생각 외로 맑아서 바닥이 다 보일 정도이다.

특히 이 맘 때 대천의 선상 우럭낚시를 권한다. 개우럭 이라고 불리는 30cm 넘은 물고기를 초보자들이나 어린이들도 쉽게 잡을 수 있다. 마릿수가 많이 잡히는 때라 지루하지 않고, 파도가 잔잔하여 멀미 걱정도 없다.

낚시 후 출출한 배는 조개구이가 적격이다. 대천은 조개구이 집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곳이니 여유 있게 조개구이도 맛 보고, 술 한잔하면서 오랜 추억을 들춰보는 것도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.

해수욕장에서 5분 거리에는 대천 수산물 시장이 있다. 꽃게 및 조개류를 전국에서 가장 저렴하게 살수 있는 곳이니, 한번쯤 들러보면 좋다.

사진설명
Best 1 노량진 수산시장 “도심 속의 바다, 노량진으로 가보세요~”라고하면 분명 이상한 사람 취급 당하겠지만, 지금은 수산시장에 갈 적기이다. 굳이 노량진이 아니라도 좋다, 수산시장이라면 어느 곳이라도 한번 가보는 것이 좋다.

메르스에 대부분의 해산물의 싯가는 폭락했고. 손님들이 뚝 끈긴 시장에서는 상인들이 한 마리라도 팔고자 필사적인 노력 중이다. IMF때보다 더 힘들다고 한다.

그러니 지금 손님은 왕이 아니라 황제대접을 받으며, 저렴한 가격에 고급어종의 회를 먹을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인 것이다.

평소에는 맛보기 힘든 비싼 회를 저렴한 가격에 대접 받고 먹을 수 있다. 또한 어려운 상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애국자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. 그러므로 이 시기를 놓치지 말고 꼭 한번 수산시장에 가보도록 하자.

[정상익 바다 칼럼니스트]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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